바그너의 역작 <니벨룽의 반지>의 긴 내용을 간략화하려는 노력들이 그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되었다. 지휘자이자 음반제작자로도 유명한 코르드 가르벤은 반지의 스토리를 충실하게 이어가는 동시에 음악을 최소한으로 변형시키는 형태로 이 4부작을 7시간 분량으로 단축시켰다. 이 버전의 충실함을 인정한 작곡가의 증손녀이자 연출가인 카타리나 바그너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콜론 극장에서 이를 직접 무대에 옮기기로 결정하였다. 하지만 제작 과정 중의 여러 문제로 카타리나는 연출을 포기하였고, 자칫 무산될 뻔했던 이 프로젝트는 앞서 발렌시아에서 걸출한 <반지> 프로덕션을 선보였었던 발렌티나 카라스코의 손으로 마침내 결실을 거두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