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소설의 효시를 이룬 세르반테스의 걸작 '돈키호테'. 여러 작곡가들이 이 기발한 모험담을 오페라로 만들려고 노력하였는데, 그중 가장 성공적인 결과를 낳은 주인공이 줄 마스네였다. 그의 오페라 중에서는 <마농>, <베르테르>, <타이스> 등이 유명하지만, 1910년에 초연된 <돈키호테> 역시 작곡가 특유의 세련되고 색채적인 음악세계가 효과적으로 구현된 작품으로 평가된다. 또한 초연무대에서 타이틀 롤을 열연했던 전설적인 베이스 표도르 샬리아핀이 생전에 즐겨 노래했던 작품으로, 그의 강렬한 카리스마를 통해서 더한층 유명세를 얻기도 했다. 본 영상물은 2009년 불가리아 소피라 국립 오페라에서 펼쳐졌었던 공연실황을 담은 것이다. 쉽게 접하기 힘들었던 동유럽 오페라 극장의 저력을 확인시켜주는 프로덕션으로, 화려한 현대의 대도시로 배경을 옮겨놓은 플라멘 카르탈로프의 감각적인 연출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중세의 갑옷과 무기를 걸친 돈키호테와 산초가 말 대신 세그웨이를 타고서 마천루를 배경으로 모험담을 펼쳐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