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중부에 자리한 코벤트리는 근대이후 영국의 기계 산업을 선도하는 도시였다. 자연히 2차 대전 중에 독일 공군은 군수산업의 중심지가 되었던 이 도시를 맹폭하여 도시 전체를 초토화시켰고, 영국 성공회의 중요 성지 중 하나였던 코벤트리대성당 역시 완전히 폐허가 되고 말았다. 종전 후 독일 기독교계는 참회의 의미로 코벤트리대성당의 복원을 위해 힘을 모았고, 두 나라 교계의 화해를 통해 1962년 이 대성당은 새로운 모습으로 축성되었다. 이 대성당의 축성식을 기념하기 위해 브리튼이 완성했던 대작이 바로 '전쟁레퀴엠'이다. 통상적인 레퀴엠의 라틴 전례문에 1차 대전 당시 전사한 시인 윌프리드 오웬의 시를 엮어 완성한 이 작품은 반전과 평화를 웅변하는 감동적인 걸작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