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오페라 작곡가가 최초로 완성한 오페라의 매력이 생생하게 담긴 영상물
베르디는 일생에 걸쳐서 26편의 오페라를 완성하였다. 너무나 쟁쟁한 인기작들이 즐비한 까닭에 그의 초기 오페라들은 상연 기회가 많지 않은 편이지만, 초기작들 역시도 이 작곡가의 비범한 재능이 곳곳에 스며들어있는 매력적인 작품들임에 분명하다. 

1839년 밀라노 라 스칼라에서 초연되었던 그의 첫 오페라 <오베르토> 역시 마찬가지다. 원 제목이 <산 보니파초의 백작, 오베르토>인 이 오페라는 도니제티, 벨리니와 같은 선배 작곡가들의 영향이 남아있지만, 베르디 특유의 극적인 박력과 선율을 다루는 감각은 이때부터 이미 일정 수준에 다다랐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이 작품의 주요 내용인 아버지와 딸 사이의 애정과 갈등은 이후 그가 일생동안 지속적으로 다루게 되는 핵심 모티프가 되었다.

본 영상물은 파르마의 테아트로 레조 팀이 2007년 10월 작곡가의 고향인 부세토에서 공연했었던 실황을 담은 것으로, 피에르 알리의 고전적인 연출과 조반니 바티스타 파로디와 프란체스카 사수를 필두로 한 실력파 가수들의 열연이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보조자료]
- <산 보니파초의 백작, 오베르토>는 베르디가 최초로 완성한 오페라다. 청년 작곡가 베르디가 4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공을 들여서 완성했던 이 작품은 1839년 11월 17일 밀라노 라 스칼라에서 초연되었다. 이 작품은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고, 이를 통해 베르디는 오페라 작곡가로서 성공가도를 내달릴 수 있었다. 이 작품의 성공을 눈여겨본 라 스칼라 극장 측은 두 편의 오페라를 베르디에게 추가로 위촉하였다. 그 결과로 만들어진 두 작품이 <하루 동안의 왕>과 <나부코>다. 특히 <나부코>의 결정적인 히트는 그를 이탈리아의 국민 작곡가 반열에 올려놓았다.

- 오페라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에서 쿠니차와 리카르도는 13세기 초반에 이탈리아 역사에 등장하는 실존 인물들이다. 이들은 실제로도 연인사이였지만, 오페라의 나머지 내용들은 실제 역사와 완전히 무관한 픽션들이다. 작품의 배경은 1228년의 북 이탈리아다. 산 보니파초의 백작인 오베르토에게는 레오노라라는 딸이 있었다. 레오노라는 살링게라 백작 리카르도와 서로 사랑하던 사이였지만, 리카르도는 그녀를 버리고 자신의 정략적인 목적을 위해 오베르토의 라이벌인 에첼리노(로마나의 에첼리노)의 여동생인 쿠니차와 결혼을 하려한다. 딸의 슬픔을 알게 된 오베르토는 리카르도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레오노라로부터 전모를 전해들은 쿠니차는 리카르도와의 결혼을 거부하고, 때맞춰 나타난 오베르토는 리카르도와 결투를 벌인다. 오베르토는 리카르도의 손에 죽음을 맞게 되고, 죄책감에 휩싸인 리카르도는 레오노라에게 용서를 구하는 편지를 남긴 뒤 방랑길에 오르면서 극이 마무리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