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스타프>는 오페라의 왕 베르디의 마지막 작품이자, 그의 작품으로는 매우 보기 드문 희극 오페라다. 늙은 뚱보기사 존 팔스타프의 좌충우돌과 그를 골려주는 주위 인물들의 소동이 어우러진 이 유쾌한 오페라는 노대가의 마지막 창작열을 녹여낸 위대한 음악적 정수를 보여준다. 볼로냐 태생의 루제로 라이몬디는 20세기 후반의 이탈리아 베이스를 상징하는 대가수이다.
특히 베이스로 훈련받았지만 베이스의 대표 배역들을 마스터한 후 에는 바리톤까지 섭렵하여 에스카미요(카르멘), 스카르피아(토스카)에서도 최고의 가수가 되었다. 이런 위대한 베이스바리톤이 베르디 최후의 오페라이자 풍자적 희극인 <팔스타프>도 노래한다는 것은 지극히 예측가능한 일이다. 인생에 있어서도 달관의 경지에 오른 라이몬디는 팔스타프의 주책맞은 캐릭터를 맘껏 펼쳐 보인다. 스테파노 포다의 산뜻하고도 현대적인 무대미술도 매력적이다.
2010년 Dynamic DVD 카탈로그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