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기에 살았던 프란체스카 다 폴렌타는 실존인물이다. 그녀의 부친인 라벤나의 귀도는 리미니의 말라테스타 가문과 견원지간이었다. 어렵게 화해하면서 딸을 원수 집안의 장남 조반니와 결혼시키려 하지만 절름발이인 점이 맘에 걸려 잘 생긴 그의 동생 파올로를 남편감으로 속인다. 리미니로 시집 온 다음에야 남편이 바뀐 것을 안 프란체스카는 고통 속에 시동생과 은밀한 사랑을 나누다가 막내 동생의 밀고로 발각되어 두 사람 모두 복수의 칼 아래 쓰러지고 만다. 프란체스카와 파올로의 비극적인 사랑은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등 트리스탄과 이졸데에 비견될 만큼 유명해졌고 여러 문학, 미술, 음악의 소재로 이용되었다. 오페라로는 라흐마니노프도 작곡했지만 1914년 리카르도 잔도나이가 천재적인 극작가 가브리엘레 단눈치오의 비극을 바탕으로 작곡했으며 이탈리아 오페라 전통에 입각한 최후의 걸작으로 불리기도 한다. 본 영상물은 2004년 마체라타 페스티벌 실황이다. 우리시대의 빼어난 소프라노 다니엘라 데시가 공개적인 짝인 테너 파비오 아르밀리아토와 진한 애정 씬을 펼친다. 연출은 거장 피에르 루이지 피치의 후계자인 마시모 가스파론이 맡아 고품격의 무대와 의상까지 아우르고 있다. 1984년 메트로폴리탄 실황 이후 20년 만에 새로 나온 영상자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