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시시의 성 프랑소와’는 메시앙이 남긴 유일한 오페라 작품이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메시앙은 오페라라는 장르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파리 오페라 측의 간곡한 요청과 당시 프랑스 대통령 퐁피두의 강권, 그리고 자신의 신앙과 잘 맞아떨어지는 작품소재에 흥미를 느껴서 이 대작 오페라를 무려 8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서 꼼꼼히 완성하였다. 4시간을 가뿐히 넘는 장대한 작품길이와 110명 규모의 대편성 오케스트라와 3대의 옹드 마르트노(초기 전자악기)가 만들어내는 거대한 스케일의 관현악반주는 웬만한 바그너의 대작들을 능가하는 압도적인 규모를 보여준다. 오페라는 프란체스코 수도회의 창설자이자 평화의 기도로 널리 알려진 13세기의 성직자 성 프란체스코(프랑소와)의 행적과 그와 관련된 이적들을 모두 8개의 장면에 나누어 표현하였다. 새들을 향한 설교를 담은 장면 6은 평생을 통해 수만 종의 새들의 소리를 연구해왔던 이 작곡가의 노력이 특히 빛을 발하는 부분이며, 오페라의 대미를 장식하는 ‘성흔’과 ‘선종’ 장면의 강렬한 감동도 놓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