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장적이면서 엄격한 그라츠 출신의 마에스트로이자 20세기를 대표하는 위대한 지휘자인 칼 뵘은 능수능란하면서도 타협의 여지가 없는 오케스트라 조련사이자 범접할 수 없는 권위의 소유자로 음악가들에게 존경심과 두려움을 함께 느끼게 만들었다. 베토벤 교향곡 7번에 대한 리허설과 공연은 1966년 5월 빈의 스튜디오 로젠에서 녹화된 흑백영상물로 빈 심포니를 지휘한 것이다. 이 역사적인 기록물은 이 위대한 작품에 대한 거장의 세세한 심미안을 엿보게끔 허락해준다. 또한 리허설 룸에서 그가 정성을 다해 다듬은 결과물이 어떻게 실제 콘서트에서 현실화되는지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빈 필하모닉을 지휘한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신세계' 전곡 연주가 함께 수록되었다. 거장이 남긴 동곡의 유일한 공식 녹음인 1978년 5월 무지크페라인에서의 레코딩세션 당시를 담은 값진 영상기록이다. 레코딩 목적의 연주이기에 객석에 관객이 없는 상태이지만, 영상물의 제작을 미리 염두에 두었던 듯 지휘자와 악단 모두 연미복을 갖춰 입은 상태로 연주가 진행된다. 거장이 사망하기 3년 전의 기록이지만, 그의 온유한 표정 이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는 여전히 강렬하다. 컬러영상으로 녹화시기에 비해 화질이 준수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