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리스트 상을 수상했고, 리스트 음악 연주로 일세를 풍미했던 헝가리 출신의 프랑스 피아니스트 죄르지 치프라의 1960년대 초반 음원들이 가장 많다. 헝가리 광시곡, 폴로네즈 등에서, 꼭 다문 입의 무덤덤한 표정, 하지만 신기에 가까운 기교와 음악적 흥분을 선사한다. 바흐의 전주곡과 푸가, 스카를라티, 슈만, 쇼팽의 음악도 무척 아름답다. 러시아 태생의 영국피아니스트 모이세비치는 슈만의 환상소품, 어린이 정경의 명곡('꿈' 포함)을 연주한다. 그를 인정해주었던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광시곡은 의의가 깊은데, 거장 특유의 잔잔한 타건이 가슴을 촉촉이 적신다. 끝으로 리스트파인 호르헤 볼레의 리스트, 알베니스, 쇼팽의 음악들도 눈부시게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