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이도메네오               

역사적인 초연무대의 재개관 기념작으로 펼쳐진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
<이도메네오>는 모차르트가 25세 되던 해인 1781년에 완성한 3막의 오페라세리아다. 바이에른의 선제후 카를 테오도르의 요청에 의한 작품으로 그해 1월 29일 뮌헨의 쿠빌리에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신과의 경솔한 약속으로 아들을 희생시켜야하는 크레테의 왕 이도메네오와 그 아들 이다만테 사이의 갈등과 이다만테를 둘러싼 두 여인, 일리아와 엘레트라의 갈등이 이 오페라의 중심 내용을 이루며, 특히 3막에 등장하는 엘레트라의 광란의 아리아 ‘D'Oreste, d'Aiace'가 유명하다. 2008년 6월 켄트 나가노가 지휘하는 바이에른 슈타츠오퍼가 바로 이 오페라의 초연장소였던 쿠빌리에 극장의 재개관 기념으로 펼쳤던 화제의 공연실황을 영상으로 옮긴 것이다. 노래와 연기 모두에 특출한 존 마크 애인즐리가 아들을 희생시켜야하는 이도메네오의 괴로움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였고, 파국으로 치닫는 광란의 사랑을 열정적으로 연기한 아네트 다슈와 가련한 여인상을 단아하게 드러낸 율리안 반제의 열연도 눈길을 끈다. 위르겐 로제의 미니멀하면서도 적절한 상징성을 갖춘 무대미술과 중세일본풍을 차용한 의상도 강한 인상을 남긴다.

[보조자료]

- 크레타의 왕 이도메네오는 트로이 전쟁에 참여한 뒤 트로이 공주 일리아를 전리품으로 얻어서 귀향길에 오른다. 하지만 배가 난파되어 이도메네오는 행방불명이 되고 가까스로 구조된 일리아는 이도메네오의 아들 이다만테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크레타에 몸을 피해있던 미케네 공주 엘레트라도 이다만테를 짝사랑한다. 이도메네오는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을 제물로 바치기로 넵튠에게 약속하고 목숨을 건지는데, 하필 제일 먼저 만난 이가 바로 아들 이다만테. 아들을 희생시켜야만 하는 이도메네오의 괴로움과 이다만테를 사이에 둔 일리아와 엘레트라의 갈등이 증폭되면서 오페라는 점차 절정을 향해 치닫는다.

- 본 실황이 펼쳐진 쿠빌리에 극장(Cuvillies Theatre)은 바이에른 선제후 막시밀리안 3세 요제프의 명을 받아 건축가 프랑스와 드 쿠빌리에가 건축한 건물로, 1751년에 공사가 시작되어 1753년에 완공된 아름다운 로코코 풍의 극장이다. 바이에른 영주의 주거지인 레지덴츠 내에 위치하고 있다.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와 베버의 <아부하산>이 바로 이 극장에서 초연된 작품들이다. 2차 대전 중 파괴되었지만 50년대에 재건되었고, 2004년부터 4년간의 리노베이션 공사를 거친 뒤, 지난 2008년 6월 바로 본 영상물에 수록된 <이도메네오>를 무대에 올리면서 재개관 하였다.

- 일본계 미국 지휘자 켄트 나가노는 래틀, 얀손스 등과 함께 현재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는 지휘자의 한 사람이다. 리용 국립 오페라를 통해 세계적인 지휘자로 발돋움하였으며, 베를린 도이치 심포니, 로스앤젤레스 오페라를 거쳐, 현재는 몬트리올 심포니와 바이에른 슈타츠오퍼의 음악감독으로 대서양 양단을 누비고 있다. 2008년 4월에는 몬트리올 심포니를 이끌고 내한 공연을 가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