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은 세계적인 캐리어를 자랑하는 지휘자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연주를 영상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는 극히 드물었다. 이에 대한 애호가들의 갈증을 달래줄 특별한 영상물이 출시되었다. 2013년 베네치아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팔라초 두칼레의 야외무대에서 펼쳐졌던 베르디의 <오텔로>가 그것이다. <오텔로>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었던 베르디가 만년에 완성했던 걸작으로, 타이틀 롤은 드라마틱 테너의 모든 가치를 요구하는 난역으로 유명하다. 오텔로의 계보는 드라마틱 테너의 전설 마리오 델 모나코, 존 비커스,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쿠라로 이어졌는데, 이제 미국의 테너 그레고리 쿤드가 이 시대를 대표하는 오텔로로 급부상하고 있다.